본문 바로가기
자본주의 마인드

연봉 5천, 30세 롸빠. 사표를 던진 이유

by 롸빠 2019. 10. 11.
728x90

 

 

2011년 27살,

이름을 말하면 알만한 회사에

연봉 1,800만 원으로 입사합니다.

그리고 2014년 30살(만 3년만)에

사표를 던집니다.

 

'인턴/사원/주임/대리'로 진급하며

약 3천만 원의 연봉이 올라

5천만원 정도가 됐을 때입니다.

 

매달 통장에 3,700,000원 정도씩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지금 보면

정말 많은 돈이네요.

 

그래도 당시, 저는 너무 불행했습니다.

 

 


 

1. 내 미래가 보였다. 너무 적나라하게.

 

::

 

옆에 앉은 과장님, 팀장님, 이사님...

 

저들이 미래의 내 모습이라 생각하니

매일매일 자살 충동이 일어났습니다.

 

매일 야근, 주말에도, 명절에도 늘 일에 쩔어있는 과장 이하 직원들.

낮에는 업무지시, 밤에는 술접대, 주말엔 골프접대로 바쁜 팀장/임원.

 

아이들이 아빠 얼굴을

기억하는 것도

기적일 것 같았습니다.

 

저게 내 미래라니...

 

 

 

2. 조직의 역량을 나의 역량으로 착각했다.

 

::

 

조직에서 중요한 일들을 계속 담당하고,

계속해서 성공시키며, 오만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나 혼자 성공시켰고,

다른 동료들은 숟가락만 얹었다고 생각했죠.

 

나 혼자 사회에 나와서도

무슨 일이든 똑같이 해낼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막상 사회에 혼자 떨어져,

이런저런 일들을 겪다 보니

알겠더군요.

 

내가 잘나서 이뤘던 성공이 아니었다는 것.

 

지금은 아주 깊이 반성하고 있는 바입니다.

 

나는 아주 모자란 사람이고,

늘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3. 정체성의 혼란. 나는 누구인가?

 

::

 

아마 여러분들도 일을 하다 보면,

마치 내가 회사 자체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을 거예요.

 

발주처(갑)에 굽신굽신 대거나,

협력사(을)에 깝쭉깝쭉 대거나...

그럴 때.

 

어떤 경우에도 기분이 매우 나빴습니다.

 

나는 이 일을 하고 있고,

저 사람은 저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강자에게 약해지고,

약자에게 강해지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했습니다.

 

 

 

4. 번아웃? 공황? 스트레스!!!

 

::

 

아직도 저는 핸드폰 벨이 울리면

마음이 너무 불안합니다.

 

심지어 남의 벨소리도요.

 

회사에서 저에게 주어진 임무는

늘 제 역량을 훨씬 넘어서는 것들이었습니다.

 

물론, 그 덕에 일근육이 많이 단련되긴 했죠.

 

하지만, 제 마음은 잘 버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저를 보고

크레믈린같은 놈이라고 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 보기에 참 악독해 보였나 봅니다.

너무 힘들었을 뿐인데...

 

 

 

5. 3천만 원이면 될 줄 알았지.

 

::

 

갑자기 연봉이 많이 오르고 나서,

그렇게 모으기 힘들던 돈이

통장에 차곡차곡 쌓이네요.

부모님께 생활비도 팍팍드렸는데! 

 

2년 6개월 동안 열심히 모아서

천만 원 모았는데,

6개월 만에 2천만 원이 모입니다.

 

일만 하느라 돈 쓸 시간이 없어서

더 빨리 모이기도 했습니다.

 

3천만 원이 통장에 모이니,

이거면 뭐라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그 돈으로 뭘 하긴 했죠.

 

다 날려먹었지만!

거기에 빚도 졌지만!

 

 


 

이렇게 돌아보니

정말 많이 어렸고, 철없었습니다.

 

불과 5년 만에 제가 많이 성장한 것일 수 도 있겠네요.

 

퇴사 후에

그렇게 고생했으면서도

저는 하나도 후회가 되지 않습니다.

 

이 고생들은 온전히 제 경험이 되었고,

제 능력치로 쌓였으니까요.

 

뭐가 뭔지도 모르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던

5년 전의 롸빠와

비로소 자본주의 플레이어로 서게 된 롸빠는

아주 다른 사람입니다.

 

퇴사를 준비 중이신가요?

 

솔직히 강추!

 

중심을 지킬 용기만 있다면!

댓글